산업동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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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구 한쪽에서는 40도에 육박하는 무더위가, 다른 한쪽에서는 기습적인 폭우가 내린다. 요즘처럼 기후 위기와 환경의 변화가 몸으로 체감되는 때가 또 있었을까. 친환경을 넘어 ‘필(必)’환경을 해야 하는 시대가 됐다.
연간 1,500만 명이 찾는 제주에서도 환경 문제는 늘 화두다. 환경오염의 주범으로 꼽히는 플라스틱은 땅이나 바다에 버려져 환경오염을 유발하고 처리비용을 높인다. 플라스틱을 줄이기 위한 노력도 속속 진행되고 있다. 제주도는 최근 ‘쓰레기 걱정 없는 제주 2030(2030 WFI)’ 정책을 발표했고, 스타벅스 코리아는 제주도 내에 있는 일부 매장에서 일회용컵 대신 리유저블컵을 사용하고 있다. 자발적으로 다회용기나 에코백을 준비하는 사람들도 생겨났다.
하지만 플라스틱만큼 싸고, 깨끗하고, 튼튼한 대체품을 찾지 못한다면 플라스틱 사용량을 획기적으로 줄이는 것은 쉽지 않은 일. 플라스틱을 대신해 사용할 수 있고, 버려져도 환경을 오염시키지 않는 친환경 일회용품을 만들려는 노력이 곳곳에서 진행되고 있다.
제주도 해안가에 떠밀려 온 괭생이모자반 ⓒ제주도청
소재 넘치는 제주, 친환경 기업에게는 기회의 땅
해조류를 원료로 하는 기업에게 제주는 기회의 땅이다. 제주 바다에는 미역, 꼬시래기, 우뭇가사리 등 700여 종의 해조류가 있어 원료가 무궁무진하고, 제주의 특산품인 감귤과 청보리 등의 껍질도 모두 친환경 제품의 원료로 사용할 수 있기 때문이다.
언젠가부터 제주 해안가에 쓰레기와 함께 떠밀려 와 인근 양식장에 피해를 주고 경관을 망치는 괭생이모자반도 마찬가지다. 괭생이모자반 등 해조류를 이용해서 친환경 일회용품을 만드는 기업 마린이노베이션 차완영 대표는 “괭생이모자반은 수거비용도 만만치 않고 퇴비로 사용하기도 한계가 있는데, 수거해 펄프화하면 제품의 원료로 사용할 수 있다”고 전했다. 그는 제주도에 공장 등 설비를 갖추게 된다면 좋은 시너지를 낼 수 있을 것이라며 친환경 일회용품은 사용 후 다시 재가공해 한라봉이나 감귤 트레이로 사용할 수 있어 제주도의 쓰레기도 자연스레 줄어들 것이라고 설명을 덧붙였다.
제주도가 진행하는 ‘쓰레기 걱정 없는 제주 2030’의 목표 중 하나는 ‘탈플라스틱 제주사회’를 실현하는 것이다. 2030년까지 플라스틱 폐기물 발생률을 2020년(6만 4,494톤) 대비 30% 감축한다는 것이 목표. 20세기 기적의 소재로 여겨졌던 플라스틱에서 벗어나 친환경 일회용품의 선순환 구조를 만들 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