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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 장애인을 위한 여행 서비스는 없을까.’ 두리함께는 이 작은 호기심에서 출발했습니다. 관광 약자 여행을 복지의 대상이 아닌 비즈니스 모델로 구축해보고 싶었죠. 그렇게 2014년 소셜 벤처기업으로 출발해 현재까지 약 3만 건 이상의 관광 약자를 위한 여행을 설계해왔습니다. 두리함께 서비스는 맞춤형 여행 설계부터 인솔을 책임지는 전문 인력 제공, 숙소와 교통편 예약 등 다양합니다. 이용 대상은 장애인을 포함해 도움이 필요한 누구든 해당되지요. 제약 없이 어디든 자유롭게 닿을 수 있는 삶, 당연한 것을 더 당연하게 누리도록 하는 것이 두리함께가 지향하는 여행의 최종 목적지입니다.”
이은실 두리함께 대표
여행의 문턱을 한 단계 낮추는 맞춤별 동행 서비스 |
‘왜 장애인을 위한 여행 서비스는 없을까.’ 두리함께는 이 작은 호기심에서 출발했다. 장애인 여행에 관련된 사회문제를 해결하려는 이들이 뜻을 모았고, 관광 약자를 위한 전문 여행 서비스를 기획·연구했다. 2014년 소셜 벤처기업으로 출발해 현재까지 약 3만 건 이상의 관광 약자를 위한 여행을 설계해왔다. 두리함께 서비스는 맞춤형 여행 설계부터 인솔을 책임지는 전문 인력 제공, 숙소와 교통편 예약 등 다양하다. 이용 대상은 장애인을 포함해 도움이 필요한 누구든 해당된다. 제약 없이 어디든 자유롭게 닿을 수 있는 삶, 당연한 것을 더 당연하게 누리도록 하는 것이 두리함께가 지향하는 여행의 최종 목적지다.
Q. 본사가 주도하는 대표 사업과 서비스는 무엇인가요.
무장애 여행 서비스 전문 기업으로서 맞춤형 여행 프로그램을 설계합니다. 여기서 무장애 여행이란 장애인, 노약자, 임신부 등 누구에게나 문턱 없이 열려 있는 관광을 뜻합니다. 여행자 특성과 필요에 맞춰 여행지를 추천하고 이동 경로와 숙박 시설, 예산을 고려해 스케줄을 구상하죠. 그 밖에 현지에서 고객의 이동을 돕는 트래블 헬퍼(여행 동반자) 서비스, 이동식 경사로와 휠체어, 특장차 등을 제공합니다.
Q. 전반적인 여행 설계 과정이 궁금합니다.
상담을 통해 고객이 원하는 여행지와 장애 유형을 꼼꼼히 파악하고 맞춤형 여행 프로그램을 제안합니다. 예를 들어 시각장애가 있는 고객에게 촉각 중심의 여행을, 발달장애가 있는 고객에게 독립성과 사회성 향상에 도움이 되는 여행을 추천합니다. 청각장애가 있는 고객에게는 수어 상담사를 지원하고요. 또 휠체어 등 이동 보조 기기 사용자를 위해서는 이용 가능한 항공과 차량, 숙박 시설을 예약합니다. 여행의 전체 일정을 관리하는데, 날씨나 상황에 따라 프로그램 시간을 변경하는 등 돌발 변수에 대응해 여행에 차질이 없도록 조율합니다.
더 나은 ‘무장애’ 여행을 위한 인프라 구축 |
Q. 트래블 헬퍼 서비스뿐 아니라 양성 교육까지 진행해왔어요.
트래블 헬퍼란 관광 약자의 여행을 지원하는 전문 인력이에요. 여행업계의 요양 보호사라고 생각하면 이해하기 쉽죠. 주로 일정에 동행하면서 이동과 식사를 보조하고, 여행 중 발생하는 응급 상황에 대처하며 정서적 측면까지 세심하게 지원합니다. 두리함께는 지난 2022년 트래블 헬퍼를 양성하기 위해 제주관광공사, 노사발전재단과 업무 협약을 체결하기도 했습니다. 이는 신중년 일자리 창출의 일환으로 마련되었는데, 50세부터 69세까지 미취업자를 대상으로 양성 교육을 시행했고, 일정한 과정을 이수한 이들을 대상으로 취업까지 연계했습니다. 일자리 창출 효과는 물론 무장애 관광 활성화에도 기여하는 일석이조 효과를 얻은 셈이죠. 교육에서는 장애 유형별 이해와 소통법, 응대 에티켓 등의 이론과 장애인 관광객과 함께 여행을 떠나는 등의 현장 실습을 진행했습니다.
Q. 그 밖에 도내 여러 기관과 협력해 관광 약자를 위한 서비스 개발에도 힘써왔죠.
지난 2021년 제주 올레와 휠체어 진입 경로 수집에 관한 업무 협약을 맺고, 무장애 여행 콘텐츠를 개발해왔습니다. 또 제주시에서 전국 최초로 휠체어 내비게이션 앱인 ‘휠내비’를 개발, 두리함께에서 단말기를 대여해줍니다. 돌문화공원, 천지연폭포 등 도내 30여 곳 관광지에서 사용 가능합니다. 단말기를 휠체어에 장착한 후 앱과 연동하면 길 안내를 받을 수 있습니다. 목적지까지 경사로, 계단 유무와 화장실 등 편의 시설에 대한 정보를 확인할 수 있고요.
휠체어 내비게이션 앱 '휠내비' 도내 서비스 구축 관광지 현황
여행을 통해 삶을 나누는 과정 |
Q. 다른 지역과 달리 제주에서는 유명 관광지뿐 아니라 시장과 박물관, 올레길 등 더욱 세분된 범위의 장소에서 무장애 여행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어요. 장소 선정과 코스 개발은 어떤 과정으로 이루어지나요?
동서남북으로 나눠 적합한 장소를 찾고 사전 답사를 떠나 여행 경로를 설정해요. 장애물 없는 길, 인근의 화장실 등을 확인하고 지도를 제작하죠. 주기적으로 장애물이 생기진 않았는지, 길이 없어지지 않았는지 등을 확인해 사후 관리하고요. 또 계절별 특화된 프로그램도 제안합니다. 예를 들면 봄꽃이 필 무렵에는 평지와 경사로가 있는 공원과 올레길 코스를 안내하고, 여름철엔 수상 휠체어를 타고 해수욕장을 탐방하는 코스를 소개하는 거죠.
Q. 여행 후기 중 기억에 남는 에피소드가 있다면 소개해주세요.
NGO 단체 ‘함께하는 사랑밭’과 추석 여행을 공동 기획한 적이 있어요. 당시 참여한 장애 가족 15팀은 중증 질환자나 시한부 판정을 받은 사람들이었죠. 인원이 많다 보니 트래블 헬퍼도 여러 명 투입해야 했는데, 명절인데도 12명이라는 많은 사람이 모였습니다. 여행 코스는 고객의 요구를 최대한 반영해서 설계했던 기억이 나요. 당시 침상 휠체어에 누워 여행한 사람이 있었는데, 덕분에 참 행복하다면서 팔을 흔들며 춤추던 모습이 눈에 선합니다. 지금도 그때를 떠올리면 무척 보람되고, 계속 이 일을 할 수 있게 하는 원동력을 얻습니다.
삶에 대한 용기와 세상을 만나는 여행 |
Q. 사업을 이어오는 동안 어려움도 많았을 것 같아요. 무장애 여행 서비스 기업으로서 개선되길 바라는 점이 있다면요.
사업 성격상 전문성을 인정받기보다 사회복지나 봉사 차원으로 비쳐지는 면이 있어요. 물론 선한 기업을 지향하지만 무장애 여행의 전문성을 제공하는 것이 핵심이죠. 이를 위해 회사 내부 시스템 설계와 전문 인력 양성에도 힘쓰고 있습니다. 인프라를 탄탄히 구축해서 향후에는 우리 기업의 서비스가 좋은 비즈니스 모델로 온전히 인정받기를 기대합니다. 그러면 자연스레 무장애 여행을 위한 정책과 제도가 마련될 수 있을 거라 예상해요.
Q. 끝으로 두리함께의 단기·장기 계획과 향후 목표에 관해 말씀 부탁드립니다.
두리함께를 시작하며 ‘장애인을 고용해, 장애인이 만드는 무장애 여행을 만들겠다’고 공표했습니다. 하지만 다짐하면서도 과연 가능한 일인지 의구심이 있었어요.(웃음) 서비스를 기획할 때만 해도 인프라가 전혀 없는 상황에서 처음부터 끝까지 매뉴얼을 구축하느라 고충이 많았거든요. 팬데믹을 비롯한 여러 변수가 있었고요. 그래도 포기하지 말자는 마음으로 조금씩 버텨온 것이 올해로 10년째네요. 그다음 스텝은 ‘두리함께에 의뢰하면 어디든 갈 수 있다’라는 확신을 갖게 하는 것이에요. 관광 약자에게 여행이란 단순히 휴식이 아니라 사회로 나아가는 첫걸음이 되기도 하거든요. 오름의 돌부리를 지나가는 것부터, 도움이 필요할 때 요청하는 법 등 여러 상황에 익숙해질 수 있도록 돕고 싶어요. 그 모든 순간에 여행이 훌륭한 매개체가 되어줄 거라고 믿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