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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산석유화학업체 1∼3분기 '호성적'…낙관론은 경계
작성일
2016.11.14
조회수
467


SK이노베이션·에쓰오일 영업익↑…지역 경제 위기 속 안도
특정 품목 '반짝 성적' 우려도…"불황기업은 고부가 품목 전환 필요"

(울산=연합뉴스) 허광무 기자 = 울산에 사업장을 둔 석유화학업체의 올해 성적표가 나쁘지 않다.

산업도시 울산의 3대 산업 중 하나로 최근 몇 년간 심각한 위기론이 제기됐지만, 지역 산업계에서는 차츰 경기가 호전되는 것 아니냐는 기대 섞인 관측도 나온다.

그러나 실적 호조는 특정 업체나 품목에 한정되는 것이어서 아직은 경기 회복을 낙관해서는 안 된다는 분석이 우세하다.

한국무역협회 울산지역본부에 따르면 올해 1∼9월 석유제품과 석유화학제품 수출액은 92억8천700만 달러와 54억7천700만 달러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각각 24.8%와 2.1%가 줄었다.

이와 같은 수출실적과는 달리 주요 기업의 경영 성적은 괜찮다.

SK이노베이션은 1∼3분기 누적 영업이익이 2조3천792억원으로 이미 지난해의 연간 영업이익(1조9천796억원)을 넘어섰다.

에쓰오일도 3분기까지 누적 영업이익 1조2천489억원을 달성했으며, 특히 누적 순이익은 1조487억원으로 역대 최대치를 기록했다.

이들 기업은 모두 정유부분에서 고전했으나, 에틸렌이나 윤활유 등 비정유 부문에서 선전해 호성적을 거뒀다.

한화케미칼도 3분기에만 2천47억원의 영업이익을 내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53.6% 증가한 실적을 냈다. 폴리염화비닐(PVC), 가성소다 등 주요 제품의 국제 수급 여건이 개선되면서 가격이 상승한 영향으로 분석된다.

한동안 불황에 빠진 울산 석유화학산업의 대표적 사례로 거론됐던 카프로도 올 하반기 기준 흑자 전환을 기대하고 있다.

나일론 원료인 카프로락탐을 생산하는 이 회사는 3개 공장 중 2개를 멈추고, 나머지 1개도 가동률을 70%까지 낮출 정도로 어려움을 겪었다. 경영 개선을 위해 명예퇴직 신청을 받아 100여 명의 인력을 줄이기도 했다.

이후 회사는 공정 개선과 원가 절감 등에 전사적인 노력을 기울인 끝에 멈춘 공장 2개 중 1개를 재가동하고, 퇴직자 중 복직을 희망하는 직원 30여 명을 다시 채용할 정도로 안정화되고 있다.

이처럼 애초 우려와 달리 주요 기업들의 경영 실적이나 환경이 개선되자, 울산 경제계에서는 '조선업 침체로 시름이 깊지만, 석유화학업이 선방하고 있다'는 안도가 조금씩 나오고 있다.

유화업계와 전문가들은 그러나 대외요건에 따른 '반짝 성적'일 수 있다며 낙관론을 경계했다.

최근 실적은 저유가 기조 장기화에 따른 스프레드(제품 가격에서 원료의 가격의 뺀 값) 상승, 중국의 환경 규제 강화에 따른 생산량 감소, 독일 화학기업 바스프 공장 폭발사고로 말미암은 국내 업체 반사 이익 등의 영향이라는 것이다.

다시 말해 대외요건 변화에 따라 언제든지 불황에 빠질 수도 있다는 뜻이다.

특히 중국이 고순도테레프탈산(PTA) 생산을 자급화한 영향으로 국내 최초로 이 제품을 양산한 한화종합화학이 1개 생산라인을 가동 중단하는 등 특정 품목은 불황의 늪을 벗어나기가 쉽지 않은 실정이다.

이에 따라 한화케미칼이 울산 2공장에 PVC 기능을 향상한 고부가 염소화 PVC(CPVC) 생산라인을 건설하는 것처럼 범용제품에서 탈피해 경기 영향을 덜 받고 안정적인 수익 창출이 가능한 고부가가치 제품으로 전환하는 등 자구책이 시급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울산상공회의소 관계자는 11일 "중복 투자나 범용제품 중심의 사업전략 등으로 산업 패러다임 변화에 대처하지 못해 오늘날 위기를 맞았다"면서 "혁신적인 기술 개발이나 고부가가치 제품 생산 등으로 구조 자체를 바꾸지 않으면 석유화학산업 전체의 미래는 여전히 불투명하다"고 분석했다.

hkm@yna.co.kr


<저작권자(c)연합뉴스. 무단전재-재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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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연합뉴스(2016.11.1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