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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일 벗은 광주비엔날레..올해 화두는 '다양성'>
작성일
2012.09.14
조회수
49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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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합뉴스에 따르면,

현대미술의 축제 광주비엔날레가 개막을 하루 앞둔 6일 프레스오픈을 통해 베일을 벗었다.

'라운드테이블(ROUND TABLE)'이라는 주제로 7일부터 66일간의 대장정에 돌입하는 이번 비엔날레에는 40개국 92명(팀)의 작가가 300여 점을 선보인다.

이날 모습을 드러낸 올해 광주비엔날레의 특징을 한 단어로 요약하자면 '다양성'이다.

광주비엔날레가 시작된 이후 처음으로 아시아 출신 여성 전문가 6명의 공동감독 체제로 운영돼 화제를 모은 올해는 하나의 대주제 아래 서로 다른 6가지 소주제로 '6인(人)6색(色)'의 전시가 펼쳐진다.

김선정 공동감독은 "의견의 일치를 억지로 도출해 하나로 모으기보다 서로의 '다름'을 보여주고 그런 '다름' 안에서 공통점을 찾아보려 했다"고 설명했다.

처음 1 전시장에 들어서면 언뜻 인삼인지 당근인지 구분이 되지 않는 조형물이 곳곳에 서 있다. 호주 작가 벤저민 암스트롱(37)의 '마법사(2012)' 연작이다.

의인화한 나무와 식물 뿌리가 전시공간 아래로 뻗어나가는 모양을 형상화한 이 작품은 작가가 호주 북부 티위(Tiwi)섬을 방문했다가 죽은 자를 다음 세상으로 보내는 의식에 사용되는 푸쿠마니 기둥을 보고 영감을 받아 만든 것이다.

시위 현장에서 의경들이 쓰는 투명한 방패 108개가 이루는 지붕과 그 아래에 가느다란 실들로 매달아 놓은 점토로 만든 다양한 일상용품도 눈길을 붙잡는다.

이민 2세대 한국계 미국 작가 마이클 주(48)의 '분리불가(Indivisible. 2012)'라는 이 작업은 과거 공격보다 방어를 위해 쓰이던 도구인 방패가 현대사회에서는 시위나 데모 현장에서 경찰의 공권력 행사에 사용된다는 아이러니를 담은 것이다.

총기류를 폐기하고 남은 고철로 악기를 만들어낸 멕시코 작가 페드로 레예스(40)는 살상무기였던 총기를 악기로 변형시킨 신작 '이매진(Imagine)'을 통해 무기생산에 대한 세계의 인식 변화를 촉구한다.

그는 전시장에서 "군수 산업이 죽음과 고통을 야기하고 있다"며 "이제는 전 세계에서 무기 생산을 중단할 때다. 실현되기 어려운 일 같지만 일단 그런 일을 상상할 때 그것은 실현되기 시작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일본의 모토유키 시타미치(34)는 지난해 3.11 동일본 대지진을 계기로 직접 자전거를 타고 일본 전역을 여행하면서 발견한 286개에 이르는 간이 다리들을 촬영해 '다리(Bridge)'라는 시리즈로 전시장 곳곳을 장식했다.

뉴질랜드의 스콧 이디(40)는 '100대의 자전거 프로젝트: 광주'를 위해 광주 일대에서 버려진 이륜·삼륜 자전거들을 모아 수리하고 예쁘게 꾸며 전시장에 가득 세워놨다. 이곳을 찾은 아이들은 알록달록한 자전거를 빌려 타고 전시장 주변을 신나게 돌아다닐 수 있다.

전시는 전시관 밖에서도 이어진다. 무각사, 대인시장, 광주극장 등 광주 시내 곳곳에서 전시를 즐길 수 있다.

설치작가 서도호가 만든 1인용 미니호텔방이 설치된 화물트럭 '틈새호텔'도 만나볼 수 있는데 '틈새호텔'은 앞으로 집과 집 사이, 명소와 명소 사이의 이름없는 공간들을 찾아다니며 광주 전역을 전시 공간으로 변모시킬 예정이다.

광주비엔날레 야외광장에서는 중국의 반체제 예술가 아이웨이웨이가 소셜미디어와 비디오 영상을 통해 이번 행사에 직접 참석하지 않고도 자신의 존재감을 드러내는 '언어 프로젝션(Word Projection)'도 선보인다.

지금까지와 달리 6명의 공동감독이 기획한 새로운 형태의 비엔날레이기에 올해 전시에 대한 평가는 엇갈린다.

하나의 일관된 주제가 없어 이전 비엔날레보다 긴밀성이나 통일성이 없이 전체적으로 산만한 느낌이라는 지적과 공동감독들의 개성이 드러난 전시였다는 평으로 나뉜다.

미술평론가 임근준 씨는 "비엔날레는 미술관 전시와는 달리 작업을 한데 모아 짧은 기간에 보여주는 만큼 동시대의 가장 시급한 의제를 다뤄야 한다. 그런데 그런 문제의식이 안 보인다"며 "공동감독제가 전혀 긍정적으로 작용하지 못했다"고 지적했다.

미술관 관계자 K씨는 "전시 주제에 맞춰 작가들을 모으는 것은 어떤 의미에선 큐레이터의 시선에 작가들을 억지로 끼워 맞추는 것이다. 이번처럼 기획자 6명이 각자의 관점으로 자유롭게 펼쳐낸 전시를 한자리에서 볼 수 있어 흥미로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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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연합뉴스(2012.09.0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