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미술의 축제 광주비엔날레가 개막을 하루 앞둔 6일 프레스오픈을 통해 베일을 벗었다.
'라운드테이블(ROUND TABLE)'이라는 주제로 7일부터 66일간의 대장정에 돌입하는 이번 비엔날레에는 40개국 92명(팀)의 작가가 300여 점을 선보인다.
이날 모습을 드러낸 올해 광주비엔날레의 특징을 한 단어로 요약하자면 '다양성'이다.
광주비엔날레가 시작된 이후 처음으로 아시아 출신 여성 전문가 6명의 공동감독 체제로 운영돼 화제를 모은 올해는 하나의 대주제 아래 서로 다른 6가지 소주제로 '6인(人)6색(色)'의 전시가 펼쳐진다.
김선정 공동감독은 "의견의 일치를 억지로 도출해 하나로 모으기보다 서로의 '다름'을 보여주고 그런 '다름' 안에서 공통점을 찾아보려 했다"고 설명했다.
처음 1 전시장에 들어서면 언뜻 인삼인지 당근인지 구분이 되지 않는 조형물이 곳곳에 서 있다. 호주 작가 벤저민 암스트롱(37)의 '마법사(2012)' 연작이다.
의인화한 나무와 식물 뿌리가 전시공간 아래로 뻗어나가는 모양을 형상화한 이 작품은 작가가 호주 북부 티위(Tiwi)섬을 방문했다가 죽은 자를 다음 세상으로 보내는 의식에 사용되는 푸쿠마니 기둥을 보고 영감을 받아 만든 것이다.
시위 현장에서 의경들이 쓰는 투명한 방패 108개가 이루는 지붕과 그 아래에 가느다란 실들로 매달아 놓은 점토로 만든 다양한 일상용품도 눈길을 붙잡는다.
이민 2세대 한국계 미국 작가 마이클 주(48)의 '분리불가(Indivisible. 2012)'라는 이 작업은 과거 공격보다 방어를 위해 쓰이던 도구인 방패가 현대사회에서는 시위나 데모 현장에서 경찰의 공권력 행사에 사용된다는 아이러니를 담은 것이다.
총기류를 폐기하고 남은 고철로 악기를 만들어낸 멕시코 작가 페드로 레예스(40)는 살상무기였던 총기를 악기로 변형시킨 신작 '이매진(Imagine)'을 통해 무기생산에 대한 세계의 인식 변화를 촉구한다.
그는 전시장에서 "군수 산업이 죽음과 고통을 야기하고 있다"며 "이제는 전 세계에서 무기 생산을 중단할 때다. 실현되기 어려운 일 같지만 일단 그런 일을 상상할 때 그것은 실현되기 시작하는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