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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5.12.29 Korea times] 병행수입 논란
    • 작성일 : 2016.03.10
    • 조회수 : 421

병행수입 논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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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학에서 ‘병행수입’은 다소 새로운 개념이라고 할 수 있다. 하지만 1980년대 중반 이래로 동 사안은 국제경영 및 법 전문가들의 단골 토론 주제였다. 병행수입이라는 이 까다로운 이슈는 국제시장에 수입자유화의 바람이 거세지면서 대두하였다. 현재 병행수입은 전 세계적으로 흔한 상거래로 정착하는 분위기이나 한 국가에서는 무역 분쟁의 씨앗이 되기도 한다.

한국 또한 예외일 수 없다. 국내 외국인 투자자들이 한국 정부에 해결을 원하는 고충 중에 하나는 비공식 업체들의 병행수입일 정도다. 제조사의 허가를 받아 국내에 제품을 유통하는 공식업체들은 주재국의 정부가 비공식 수입업체의 병행수입을 금지시켜야 한다고 주장한다.

병행수입 논쟁은 부분적으로 각기 다른 해석으로 인해 발생하며 여기에는 제조사, 공식 유통업체, 비공식 유통업체라는 이해관계자가 개입되어 있다. 비공식 수입경로가 제조사의 인가를 받은 공식 수입경로와 병렬로 존재하는 것이다. 이 같은 삼각구도 속에서 공식수입업체들이 가장 우려하는 것은 그들이 광고 및 마케팅 비용을 들여 수입품을 유통하는 동안 비공식 수입업체들은 무임승차를 즐긴다는 것이다. 병행수입되는 재화는 명품, 와인, 카메라, 시계 등 유명브랜드 제품에서 의약품까지 매우 다양하다.

당사자의 입장에서 봤을 때 비공식 업체들의 무임승차는 형평성에 어긋나 보인다. 그러나 국제적인 차원에서 보자면 꼭 그렇지만은 않다. 사실 제조사의 국제적인 가격차별에 그 원인이 있는 것이다. 병행수입이 세계적으로 수용되는 이유는 국제시장에 두 가지 이점을 가져다주기 때문이다. 하나는 병행수입업체들이 공식수입업체들보다 낮은 가격에 제품을 유통함으로써 명품 브랜드의 가격인하에 기여한다는 것이다.

한 가지 좋은 예를 들어보자. 공식수입업체가 미국산 청바지를 한 벌당 80 달러에 이스라엘로 수입해 온다고 하자. 이때, 다른 병행수입업체가 폴란드 업체로부터 똑같은 청바지를 공식수입업체보다 낮은 가격에 들여온다면, 전 세계 소비자들은 동일한 제품을 저렴한 가격에 구입할 수 있는 것이다.

이러한 상황에서 공식수입업체는 허탈감을 느끼게 된다. 브랜드 마케팅을 위한 공식수입업체의 투자를 병행수입업체가 무료로 이용하는 것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병행수입업체들은 제조사의 독점적인 가격차별을 무력화시켜 해외 소비자들이 낮은 가격이라는 혜택을 누리게 해준다.

또 다른 혜택은 병행수입으로 인해 개발도상국들이 의약품을 싼 가격에 구입할 수 있다는 점이다. WTO의 무역관련 지적재산권에 관한 협정(TRIPS)은 의약품의 병행수입을 허용하고 있으며 관련 사안은 각 국가의 재량에 맡기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병행수입은 국제분쟁으로부터 완전히 자유롭지 않다. 병행수입이 국제분쟁의 대상이 되는지에 대한 여부는 지적재산권의 한계에 달려있다. 일단 지적재산권의 보호를 받는 제품이 지적재산권 소유자에 의해 팔리게 되면, 해당 지적재산권은 더 이상 행사할 수 없다. 이러한 한계를 “소진원칙” 또는 “최초판매원칙”이라고 하며 최소 국내시장에 적용되어야 한다는 국제적인 합의가 있다. 논란의 여지가 없는 국내소진의 개념인 것이다.

반대로 국제소진은 논란의 여지가 훨씬 많다. 만약 한 국가가 국제소진 원칙을 인정하지 않을 경우, 지적재산권 소유자는 해외 유통 시 병행수입을 막을 수 있는 권리가 유지된다. 바로 이러한 상황에서 해외 투자자들이 주재국 정부가 병행수입에 개입해야 한다고 주장하는 것이다.


한국 정부는 국제소진 원칙을 인정하며 병행수입이 공식유통업체와 병행수입업체간의 경쟁을 통해 가격을 낮추는 데에 일조한다는 입장이다. 한국 정부는 해외 유통업체들이 제조사와 진정한 대화를 나누고 국내 소비자들을 위한 보다 적극적인 마케팅을 이어갈 것을 장려하고 있다. 해외 유통업체들은 그들이 공식 수입하는 유명 브랜드 제품에 대한 AS 제공에 상당한 비교 및 절대 우위를 가지고 있다.


Link : http://www.koreatimes.co.kr/www/news/opinon/2015/12/197_194174.htm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