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진출 성공사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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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지는 알토스벤처스(Altos Ventures) 한국팀과 인터뷰를 통해 알토스 벤처스가 어떻게 시작되었는지, 한국의 스타트업과 벤처 캐피털 환경에 대해 얻은 인사이트는 무엇이 있는지 이야기를 나누었다.
이들은 스탠퍼드 대학교 MBA 과정 중에 처음 만났으며, 당시 담당 교수 소개를 통해 1996년에 처음으로 펀드를 운용하기 시작했다. 이후 2006년에 우연히 한국의 판도라 TV를 소개받았다. 당시 판도라 TV의 트래픽은 유튜브를 앞섰고, 이를 통해 이들은 한국 모바일 시장의 성장 가능성을 알게 되었다. 한국의 여러 1세대 IT 창업자들을 만난 이후에는 이들의 성장을 뒷받침할 자본이 부족하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 알토스벤처스는 이 간극을 메꿔야겠다고 결정하고 한국의 유망한 초기 단계 기업들을 파악하기 시작했다.
알토스벤처스의 본사는 현재 캘리포니아 벌링게임(Burlingame)에 자리 잡고 있으며, 한국팀은 약 10명 정도의 주요 인력으로 꾸려졌다. 이들은 한국의 뛰어난 초기 단계 스타트업을 발굴하고 확장을 지원하는 역할을 한다. 미국계 벤처 캐피탈임에도 한국 스타트업들의 지지를 받는 이유는 이들이 한국 시장의 성장에 확신을 갖고 오랜 기간 성장을 함께했으며, 유망 기업의 초기 단계부터 함께 해왔기 때문이다.
알토스벤처스는 가치 투자를 추구합니다. 핵심은 자본 효율이 높은 기업들에 인내심 있게 오랜 기간 투자를 유지하는 것입니다. 우리 투자 접근법은 세 단계로 구분할 수 있습니다. 우선, 우리는 위대한 기업으로 성장할 잠재력을 지닌 기업들을 모색합니다. 둘째, 투자 이후에는 적극적으로 경영을 지원하면서, 진정으로 위대한 기업으로 성장할 수 있을지 평가합니다. 셋째, 확신이 들면 기업이 충분히 성장할 때까지 팔로우온(follow-on) 투자를 통해 끈기 있게 지원합니다.
특히, 알토스벤처스는 장기투자라는 원칙을 고수합니다. 실제로 우리 펀드의 만기 기간은 한국의 여타 VC에 비해 긴 편입니다. 이를 통해 창업자들은 사업을 발전할 충분한 시간을 갖습니다.
이런 ‘가치투자’ 원칙을 통해, 알토스벤처스는 선호하는 창업자의 유형을 명확히 정립했습니다. 우리는 창업자들의 성향을 ‘여우와 고슴도치’라는 비유를 통해 분류하고 있습니다. 여우는 똑똑하고 기민한 창업자를, 고슴도치는 다소 느리지만 꾸준한 창업자를 의미합니다.
로블록스 CEO 데이비드 바스주키 (David Baszucki)는 대표적인 고슴도치 유형의 창업자입니다. 알토스와 로블록스의 인연은 2007년에 시작되었습니다. 로블록스는 내향적이고 조용한, 네 아이의 아버지인 컴퓨터 엔지니어가 지녔던 ‘아이들의 창의력’을 키우고 싶다는 바램에서 시작되었습니다. 우아한 형제들의 김봉진 창업자 역시 고슴도치 유형의 창업자입니다. 알토스가 처음에 ‘배민’ 투자를 두 번이나 거절했음에도 불구하고, 김 대표는 끈기 있게 알토스의 문을 두드렸습니다.
매월 놀랍게 성장하는 수익 데이터를 보면서 알토스팀은 ‘추진력, 성장, 끈기’를 가진 창업자의 가치를 깨닫게 되었습니다. 고슴도치 유형의 리더들이 지닌 가장 큰 장점은 포기하지 않고, 지속적으로 집중하며, 목표를 향해 꾸준히 정진하는 것입니다.
한국과 미국의 도시 발전 양상에 주목했습니다. 특히 인구 측면에서요. 미국과 한국의 주요 20개 도시를 비교하면, 한국의 도시들이 미국보다 인구도 더 많고 인구 밀도도 더 높습니다. 반면 양국에서 수입 대비 소비자 지출 비율은 유사합니다. 그 당시 한국의 GDP는 높은 구매력을 뒷받침할 만큼 높았을뿐더러, 유행에 민감하며 적응이 빠른 한국인들의 특성도 두드러졌습니다.
무엇보다, 2009년 아이폰 출시 이후 스마트폰 채택률은 미국보다도 더 가파르게 성장했습니다. 2010년 말 기준 이미 미국의 80%를 추월하여 90% 이상의 보급률을 기록하고 있었습니다. 그 결과, 소비자들은 PC에서 모바일로 구매 및 소통의 중심을 자연스럽게 옮겨갔습니다. 앞으로 모바일 시장에서 혁신적인 기업들이 더 부상할 가능성이 있다고 봅니다. 다음 세대를 이끌 기업들과 향후 떠오를 넥스트 빅 웨이브(next big wave)를 예측하기 위해 적극적으로 노력하고 있습니다.
한국에서 활동하는 이점은 무엇이며, 사람들이 한국에서 벤처 기업을 시작하는 이유는 무엇이라고 보시나요?
역설적으로, 한국은 1990년대 후반 아시아 금융위기 (IMF 위기로도 알려진) 시절에 성장 동력으로 인터넷과 IT 서비스를 채택했습니다. 같은 기간 IT 인재가 많이 나타나고 벤처 기업과 스타트업의 성장에 유리한 투자 환경이 마련되면서, 한국은 새로운 산업이 번영할 수 있는 모든 필수 조건을 빠르게 발전시켰습니다. 그 결과, 네이버, 쿠팡, 토스 등의 기업이 각각의 분야에서 주요 IT 기업으로 빠르게 부상했습니다.
새로운 산업의 빠른 성장을 촉진하는 한국의 또 다른 이점은 동질성입니다. 한국 국민들은 유행에 민감하고, 얼리 어답터이며, 사용자들이 동일한 언어와 문화를 공유하기 때문에 확산이 쉽다는 장점이 있습니다.
또한, 한국인들의 창의력과 혁신성으로 K-팝과 K-콘텐츠는 세계적 현상이 됐고, 이런 콘텐츠 내에서 배우, 셀럽, 아이돌이 착용하는 패션과 뷰티 제품들은 빠르게 확산하였습니다.
이런 여러 요인이 상호작용을 하면서 한국은 성장 가능성이 높은 국가로 자리매김했습니다.
지난 15~20년 동안 한국의 스타트업 생태계는 어떻게 발전했나요?
2000년대 초에는 한국 코스닥 시장에서 1조 원 이상의 밸류에이션(valuation) 기업이 나올 거라고 누구도 예상하지 못했습니다. 그 당시에는 1000억 원 밸류에이션에 이르는 것도 어렵다는 인식이 팽배했고, 2000억 원 초과는 거의 불가능으로 여겨졌습니다. 따라서, 아무리 신기술이 있어도 한국의 스타트업이 500억 원 이상의 투자를 확보하기도 어려웠습니다.
그러나 배달의 민족 (우아한 형제들), 하이퍼커넥트, 크래프톤, 쿠팡, 리디, 그리고 가장 최근에는 웹툰 엔터테인먼트가 이 모두를 달성했습니다. 이들은 해외 진출, 상장, 혹은 인수합병을 성공적으로 이루었습니다. 처음엔, 이 기업들이 모두 실패할 거라는 예측이 대부분이었지만, 이들은 그런 예측을 깨고 수익을 내면서 꾸준히 시장 점유율을 높였습니다.
이런 성공 사례들이 외국인 투자자들의 관심을 끌었습니다. “이렇게 거대한 기업이 한국에서 나올 수 있다”라는 인식이 확산하자, 자연히 전 세계 자본이 주목하게 되었습니다. 이제 500억 원을 초과하는 투자는 일상이 되었고, 1조 원 이상 밸류에이션의 기업도 계속 나오고 있습니다. 놀라운 건 이 모든 변화가 단 10년여 만에 벌어지고 있다는 것입니다.
한국 스타트업 환경에서 보이는 주요 스타트업 트렌드는 무엇이 있을까요?
여러 변화와 트렌드 중에서 가장 눈에 띄는 것 중 하나는 2세대 (혹은 2.5세대) 스타트업 창업자들의 부상입니다. 토스, 쿠팡, 하이퍼커넥트, 우아한 형제들에서 경험을 쌓고, 이런 기업에서 획득한 성장 노하우와 조직 문화를 이용하여 스스로 스타트업을 창업하는 것입니다. 실제로, 우리가 최근 투자한 기업 중에는 한국에서 초기에 투자했던 초창기 스타트업의 개발자, 제품 관리자(PM), 사업 개발자(BD)들이 창업한 경우가 있습니다.
더욱이, 젊고 재능 있는 신입사원들에게는 스타트업 취업이 개인의 성장과 가치 실현에 더욱더 매력적인 커리어가 되었습니다.
이 외에도, 우리는 한국 콘텐츠의 지속 성공 가능성, 인구 통계학적 변화가 업계에 미치는 영향, AI가 시장 변화를 주도할 가능성, 한국 B2B SaaS (서비스형 소프트웨어) 기업의 해외 진출 노력 등을 면밀히 모니터링하고 있습니다.
미국, 중국, 독일 등 스타트업 성공률이 가장 높은 국가들과 비교하면 어떤가요?
다른 나라와 직접 비교는 어렵지만, 우리가 시작한 곳이니 미국을 예로 들겠습니다. 미국이 다양성을 존중하는 국가이긴 하지만, 예를 들어 이민자들처럼, 여전히 관심을 덜 받는 지역이나 사회가 있습니다. 우리도 이민자인 입장이기 때문에 그들의 노력과 열정을 더 잘 이해할 수 있습니다. 대표적인 예로, 전 세계적으로 게임 유행을 일으킨 로블록스의 창업자도 폴란드계입니다.
그러나 가장 중요한 것은 국적도 국가도 아닌 개인입니다. 그런 창업자들에게 도전을 계속하고 새로운 것을 시도할 환경이 주어진다면, 성공 확률은 더 높을 것입니다. 한국은 IT 강국이 되는 과정에서 정부 주도 개발을 경험했습니다. 앞으로는 새로운 창업자들을 양성하는 노력을 계속 더 기울여야 합니다.
한국에서 경쟁력을 높이고 투자 유치 가능성을 높이려면 스타트업에게 어떤 조언을 할 수 있을까요?
국내에서 충분히 성장하여 일정 규모에 달하면, 애써 추진하지 않아도 자연스럽게 해외로 진출하거나 해외의 관심을 끌 것입니다. 따라서 “한국에서 성장하기 어려우면, 해외에 더 크고 좋은 시장이 있으니, 해외로 진출하면 된다”고 생각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습니다.
그보다는 대신, 국내에서 가능한 많은 경험을 쌓으라고 조언하겠습니다. 국내에서 경쟁력을 충분히 쌓은 후에 해외 진출을 고려하는 것이 낫습니다. 기업이 제공하는 서비스에서 성공을 거둔다면, 대개 기업을 더 성장시킬 충분한 자신감이 생기며, 그러면 더 많은 고객, 수익, 투자가 자연히 따르기 마련입니다.
By Grace Park
Investment PR Team, Invest KOREA
Korea Trade-Investment Promotion Agency (KOTRA)