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진출 성공사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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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스라엘 벤처캐피털 요즈마 그룹의 이원재 아시아태평양 총괄 대표는 한국에서의 사업 경험과
세계적으로 영향력을 발휘할 수 있는 한국 기술의 잠재력에 대한 의견을 피력했다.
이스라엘 벤처캐피털(이하 VC) 요즈마 그룹은 지난 수십년 동안 일군 이스라엘 스타트업의 성공을 한국에서도 재현하고자 2015년에 한국 법인을 설립했다.
일생의 대부분을 이스라엘에서 보낸 이원재 법인장은 한국의 기술 및 혁신 역량에 깊은 인상을 받은 후 요즈마 그룹의 한국 법인을 이끌기 위해 4년 전 한국에 왔다. 본지는 이 법인장의 한국에서의 사업 경험 및 세계적인 영향력을 발휘할 한국 기술력의 잠재력에 대해 이야기를 나누었다.
요즈마 그룹의 개요와 역사를 소개해 주세요. 요즈마는 어떤 서비스를 제공하나요?
요즈마 그룹은 이스라엘 최초의 VC 회사입니다. 보다 정확하게 이야기하자면, 최초의 “모태펀드(fund of funds)”이죠. 모태펀드는 다른 펀드나 VC에 투자하는 펀드를 의미합니다. 93년 이스라엘 정부와 민간 글로벌 투자자로부터 4:6의 비율로 투자를 받아 설립되었습니다.
소개에 앞서 당시의 이스라엘의 상황을 이해할 필요가 있습니다. 93년의 이스라엘은 소규모의 시장을 가진 상대적으로 작은 국가인데다, 당시 진행 중이던 걸프 전쟁의 여파로 일자리가 부족한 상황이었죠. 90년대 이스라엘에 주어진 가장 중요한 두 가지 과제는 일자리 창출과 기술 기반 스타트업의 육성이었습니다. 요즈마 그룹의 창업자이자 회장인 이갈 에를리히는 당시 이스라엘의 산업통상부 수석과학관(차관급)으로서 R&D(Research & Development: 연구 및 개발) 및 기술 기반 기업 투자를 책임지고 있었습니다. 에를리히 회장은 기술 기업을 위한 인큐베이팅 프로그램(incubating programs: 초기단계의 스타트업을 지원하는 과정)을 창설했고, 이스라엘 정부는 스타트업이나 벤처기업 등의 형태로 이스라엘의 기술을 상용화하기 위해 24개의 기술 인큐베이터(Incubator: 인큐베이팅 프로그램을 체계적으로 제공하는 일종의 보육 센터)를 운영했습니다.
놀라운 건 이스라엘이 R&D로 시작했으나 거기에서 그치지 않았다는 점입니다. 이스라엘은 스타트업 역사상 최고의 성공을 이끌어 냈습니다. 많은 국가들이 R&D로 시작해 결과물 없이 끝나고 마는 경우가 많지만 당시 일자리 창출과 기술의 사업화에 목말라 있었던 이스라엘은 가시적인 성과를 내는데 집중했습니다.
93년 요즈마 그룹은 많은 기술 기반 기업에 투자했으며 이들 중 23개사는 나스닥에 상장되는 등 큰 성공을 거두었습니다. 현재에는 92개의 이스라엘 기업이 나스닥에 상장되어 있고, 이는 미국과 중국에 이어 세계에서 세번째로 많은 숫자입니다. 이 세 국가의 규모를 비교해보십시오. 이스라엘의 인구는 약 8백만명 밖에 되지 않지만 미국과 중국은 세계에서 가장 큰 국가에 속합니다. 이스라엘이 일자리와 기술 기업의 부족이라는 과제를 극복하기 위해 어떻게 혁신과 기업가 정신을 활용했는지 잘 보여줍니다.
요즈마 그룹은 VC 펀드를 운영함과 동시에 현재 한국에서 7개의 기술 인큐베이터인 요즈마 캠퍼스와 한국의 기술 기업에 투자하는 펀드를 운영하고 있습니다. 에를리히 회장은 2013년경 한국 시장에 주목하기 시작했으며 한국 기술 기업에 많은 잠재력과 기회가 있다고 판단했습니다. 한국의 기술은 실제로 놀랍기 때문입니다. 에를리히 회장은 기술의 사업화라는 측면에서 한국이 이스라엘의 사례를 이을 것이라 예상했습니다.
요즈마 그룹이 한국에 법인을 세운 이유는 무엇이며, 한국에서 사업을 하는 장점은 무엇인가요?
우선, 한국을 선택한 이유는 무엇보다도 한국의 기술입니다. 이전의 한국 방문에서 한국 과학기술원(KAIST)과 울산 과학기술원(UNIST)의 기술력에 깊은 인상을 받았습니다. 특히 생명과학, 헬스케어, 의료 기기 및 사이버 안보 관련 분야가 인상 깊었습니다. 이 분야에 큰 기회가 있다고 여겨졌고, 이러한 기술을 스타트업과 벤처를 통해 사업화 한다면 큰 성공을 이룰 수 있을 것이라 예상했습니다. 대부분이 아직 R&D 단계에 머물러 있기 때문에, 세계 시장에서 성공할 가능성이 있는 뛰어난 기술을 사업화하기 위해 한국에 왔습니다. 한국에서 펀드로 시작하지 않고 7개의 기술 인큐베이터로 시작한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습니다. 기술 기반 기업들의 기술 상용화, 인큐베이팅, 액셀러레이팅(accelerating: 인큐베이팅을 거친 스타트업을 좀 더 집중적이고 체계적으로 지원하는 과정)이 단순히 투자만 하는 것보다 더 중요하다는 것을 알았죠.
실례를 들어보겠습니다. 에를리히 회장이 몇 년 전 한국을 방문했을 때, 싸이월드라는 한국 회사의 창업자를 만났습니다. 싸이월드는 5천만명의 한국인들에게 엄청난 인기를 끌었던 소셜 미디어 플랫폼입니다. 싸이월드의 창업자는 서비스에 대한 설명을 하면서 일종의 사이버 화폐인 “도토리”에 대해 이야기했습니다. 도토리는 오늘날의 비트코인과 유사하며, 개인 홈페이지의 배경 음악 등을 구매하는데 쓸 수 있었습니다. 저는 아직까지도 그 설명을 들을 때의 에를리히 회장의 표정을 잊을 수가 없습니다. 그는 매우 놀라고 감명받은 표정으로 싸이월드의 창업자에게 이렇게 말했습니다. “만약 처음부터 이 플랫폼을 글로벌 시장에 내놓았더라면, 오늘날 페이스북은 존재하지 않았을 것입니다.” 이미 한국은 십년, 아니 그보다 훨씬 이전에 기술력 면에서 앞선 상태였습니다.
또한, 이미 세계 최고의 유니콘(unicorns: 기업 가치가 10억 달러 이상인 비상장 스타트업 기업) 중 하나인 인터넷 전화 스카이프에 대해 들어보셨을 거라 짐작됩니다. 한국에 스카이프와 유사한 서비스인 다이얼패드가 있었다는 것을 알고 계셨나요? 다이얼패드는 스카이프보다 몇 년 전에 설립되었습니다. 하지만 이 회사는 한국 시장에서 시작하여 한국 내에서만 운영되었고, 나중에는 결국 파산하고 말았습니다. 싸이월드의 경우와 마찬가지로, 다이얼패드가 만약 세계 시장에 도전했다면 스카이프의 성공에 비견될 만한 수준에 도달했을 것입니다. 또한 한국은 애플보다 먼저 아이팟과 유사한 아이리버라는 제품을 출시했죠. 구글에 대해서도 얘기해 봅시다. 네이버가 구글보다 1년 앞서 출시된 것을 알고 계셨나요? 한국에 유튜브보다 먼저 출시된 판도라가 있었다는 것은요? 아시다시피, 유튜브는 결국 구글에 매각되었습니다.
김기사라고 불리는 내비게이션 앱에 대해 들어보셨습니까? 김기사가 출시될 때와 비슷한 시기에 이스라엘에는 웨이즈라는 유사한 앱이 있었고 요즈마의 하부 펀드에서 웨이즈에 실제로 투자를 했습니다. 제가 2014년 한국을 방문했을 당시, “다음 카카오, 626억원(약 5560만 달러)에 김기사 인수”라는 헤드라인을 보았습니다. 두 앱은 내비게이션 기능에 있어서 거의 유사했지만, 웨이즈는 이스라엘의 구글 법인에 약 10억 달러에 매각되었습니다. 두 기업은 동일한 비즈니스 모델을 갖고 있었지만, 평가된 가치 면에서는 어마어마한 차이를 보였습니다. 한국 기업들이 글로벌 네트워크를 활용할 수 있다면 미래 잠재력이 거대할 거라 생각합니다. 웨이즈가 성공한 이유는 처음부터 미국, 유럽 등 세계 시장으로 진출했기 때문입니다. 반면 김기사(현재는 카카오내비)는 여전히 국내 시장에 머무르고 있습니다.
한국인들은 늘 “한국은 선도자가 되어야 한다”고 말하지만 실제적으로 한국은 이미 선도자입니다. 말씀드린 모든 기술 기반 기업들과 제품은 한국에서 시작되었고 그대로 국내 시장에 머무르고 있습니다. 만약 이들 기업들이 세계 시장으로 좀 더 일찍 진출했다면 이미 오늘날의 페이스북, 구글, 유튜브 등의 위치에 올랐을 것입니다.
요즈마 그룹이 주목하고 있는 한국의 주요 분야나 특징은 무엇입니까?
현재 글로벌 기술 트렌드는 바이오를 향하고 있습니다. 바이오는 의료 기기, 헬스케어 등을 포괄하는 기술로 한국이 실제로 강점을 지닌 분야입니다. 우리는 사실 한국을 “바이오 코리아”로 지칭합니다. 주로 오송, 판교, 천안 등에 위치한 한국의 바이오 업계에 점차 주목하고 있으며, 한국의 병원, 의료 기관, 바이오 분야 R&D 센터 등과 협력하고 있습니다. 한국 정부는 이미 오래 전에 바이오 분야에 투자, 육성 및 지원을 결정했습니다. 일반적으로 민간 투자자들은 큰 위험 감수를 회피하기 때문에 정부에서 먼저 이 분야에서 가시적인 성과를 내기 위한 노력을 했던 것입니다. 바이오 분야의 개발은 많은 시간과 자금을 필요로 하기 때문에 쉽지 않은 일입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항암, 면역, 당뇨 등과 관련된 분야는 중요성도 커지고 있을 뿐만 아니라 많은 사람들이 건강과 웰빙에 관심을 가지면서 더욱 주목받는 분야가 되고 있습니다. 또한 바이오 분야는 스마트, 디지털 헬스케어를 통해 급속히 발전하고 있고 점점 더 많은 기술들이 융합하고 있습니다. 바이오는 인공지능(AI), 빅데이터 및 블록체인과 연결되고 있고, 의료 기기 및 사물 인터넷(IoT) 기업들도 점차 바이오 분야와 제휴하면서 임상 실험 등의 여러 분야에 더 관여하고자 합니다. 예전과는 다르게 산업과 기술의 융합 양상이 점차 뚜렷해집니다. 여러 분야의 융합 발전이 이루어지면서 글로벌 투자자들은 한국의 바이오 분야로 관심을 돌리고 있습니다.
한국에서 사업을 하는 동안 직면한 도전 과제가 있었다면 무엇이었을까요?
처음 한국에서는 딜소싱(deal sourcing: 투자처 발굴)이 어려웠습니다. 하지만 지난 4년간 한국 정부, 부처, 기관, 병원 및 다른 투자자들과 여러 파트너십 및 MOU를 체결했고, 이로써 그 능력을 다질 수 있었습니다.
또한 같은 기간 동안 대구-경북, 청라, 서울, 판교, 천안 등의 여러 지역에 요즈마 캠퍼스를 세웠는데, 이 역시 큰 도움이 되었습니다. 따라서 요즈마 그룹이 도전을 직면하긴 했었지만 성공적으로 극복했다고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인큐베이터 설립, 투자처 및 사업 발굴에 있어 파트너십의 도움을 많이 받았습니다.
파트너십을 강화하기 위해 한국의 어떤 기업/정부기관과 협력하고 계신가요?
낯선 외국에서 사업을 시작하기는 매우 어려웠지만 KOTRA의 국가투자유치기관인 Invest KOREA의 회계·법률 자문 제공의 도움을 많이 받았습니다. 요즈마 그룹 같은 회사의 경우 수많은 규제를 준수하는 가운데 투자처를 발굴하거나 기업을 운영하는 것이 쉬운 일은 아닌데도 Invest KOREA의 전문가들은 한국에서 사업을 시작할 때 필요한 적절한 지침을 제시해 주었고 덕분에 절차상 많은 시간과 노력, 자본을 아낄 수 있었습니다.
KOTRA 외에도 각 분야를 담당하는 정부 부처에서 많은 지원을 해주셨습니다. 보건복지부는 바이오 분야에서, 산업통상자원부는 기술 분야에서 지원해주어 거래를 원활하게 성사시킬 수 있었습니다.
또한 우리는 병원, R&D 센터, 기타 다른 기관들과 협력하여 지속적으로 파트너십을 확대해가고 있습니다. 특히 대학교나 R&D 센터와의 파트너십을 늘려가고 있는데, 이들과의 파트너십이 딜소싱의 핵심이며, 우리 펀드의 딜플로우(deal flow: 투자 흐름, 투자 비율)로 이어지기 때문입니다.
한국과 아시아에서 요즈마 그룹의 향후 계획은 무엇인가요?
홍콩에는 요즈마 그룹 아시아 대표부가 있습니다. 싱가포르와 일본에도 지사가 있죠. 우리의 주요 목표는 아시아 대륙 전반에 걸쳐 촘촘한 연계망을 세우는 것입니다. 아시아 주요 도시에 포진하고 있는 요즈마 그룹 거점들 간의 긴밀한 협조는 각 국에서 사업 활동을 영위하는 데 있어 서로를 지원해 줄 것입니다.
또한 전문성을 발휘하여 후속 투자(follow-on investment)를 유치, 한국 기업들을 글로벌 네트워크에 연결해주고, 전략적 투자로 이어질 수 있도록 할 계획입니다. 우리의 목표는 요즈마 그룹에서 투자한 한국 기업들에 대한 후속 및 전략 투자를 지원하여 해외 진출을 확대할 수 있도록 하는 것입니다.
한국의 VC과 스타트업 시장에서 경쟁 우위를 갖기 위한 요즈마 그룹의 전략은 무엇일까요?
요즈마 그룹이 한국에 진출한 지는 불과 4년 밖에 되지 않았기 때문에 이미 20년 이상 활동한 한국 내 VC 회사들과 같은 수준이라고는 할 수 없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견고한 딜소싱과 딜플로우를 보유하고 있고 한국 기업들에 대한 이해와 정보가 풍부한 한국 VC 사들과 파트너십을 맺은 것입니다.
대신 우리는 우수한 글로벌 네트워크를 갖고 있습니다. 요즈마 그룹은 이스라엘과 실리콘 밸리의 기술 기반 기업들과 좋은 관계를 유지하고 있습니다. 전세계에 분포한 요즈마 그룹의 지사와 아시아 지역 네트워크를 통해 국내 VC 회사들과 함께 특정 기업에 공동 투자를 집행할 수 있습니다. 한국의 VC 회사는 그러한 기업들이 국내 시장에서 성공할 수 있도록 도울 수 있고, 요즈마 그룹은 이들을 이스라엘이나 실리콘 밸리의 기술 기반 기업과 연결해주어 세계 시장 진출을 도울 수 있습니다. 윈윈(win-win) 협력입니다. 이러한 파트너십이야 말로 우리 모두의 성공을 이끌 수 있는 최선의 방법이라고 생각합니다.
2년 전 에를리히 회장이 한국에 와서 여러 기업의 창업자들과 만나고 이스라엘로 돌아가는 비행기를 타기 전 공항에서 한 얘기가 있습니다. “한국 기업들을 보면 안데르센의 동화 속에 나오는 미운 오리 새끼가 생각납니다.” 외국인 투자자들이 한국에서 이제 막 시작한 작지만 혁신적이고 우수한 기업들을 보면, 그들의 눈에는 미운 오리 새끼가 아니라 멋진 백조가 보입니다. 불행히도 이들 한국 기업들은 스스로를 미운 오리 새끼로 여기고 국내 시장에 안주하려 합니다. 반면 글로벌 투자자들은 이들 기업과 기술에서, 세계 시장에 진출할 기회만 있었더라면 큰 성공을 이룰 수 있었던 잠재력을 발견합니다. 따라서 요즈마 그룹은 이러한 백조들을 발견하기 위한 여정, 혹은 탐험을 지속해 나갈 것입니다. 한국에서는 열심히 찾아 보기만 하면 글로벌 시장에 진출할 수 있는 백조들을 발견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By Grace Park (gracepark@kotra.or.kr)
Executive Consultant
Investment Public Relations Team / Invest Korea