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터리 산업 동향
안정적 성장기에 접어든 배터리 산업 : 기회와 위기의 공존
배터리 산업은 전기차 시장의 캐즘, 성장세 둔화에도 연평균 20% 이상의 성장률을 보이는 고성장 산업이다. 과거의 폭발적인 성장세에 비해 주춤한 기색이 있지만, 여전히 IT 기기들의 편의성 확보를 위한 무선화는 계속되고 있고, 전기차 보급은 탄소중립 목표 달성을 위해 필수적이다. 특히 최근에는 신재생에너지의 간헐성 해결과 AI 데이터센터 구축을 위해 ESS 배터리 수요가 급증하고 있고, UAM·드론·로봇 등 신시장에서도 수요가 창출되고 있어 배터리가 미래를 책임질 전도유망한 산업이라는 데는 이견이 없다. 이번 새정부에서도 그 중요성을 인식하고 123대 국정과제 중 ‘에너지고속도로 구축’과 ‘에너지 대전환’을 발표하는 등 내수 활성화도 기대되는 상황이다.
다만, 글로벌 배터리 산업이 꾸준히 성장한다고 해서, K-배터리의 미래가 마냥 밝다고 하기는 어렵다. ’25년 상반기 중국의 글로벌 시장 점유율이 77%를 돌파했고, 중국 내수 시장을 제외한 非중국 글로벌 시장에서도 ’25년 1분기 최초로 중국에 역전당하는 등 중국의 성장세가 글로벌 배터리 산업의 성장을 주도하고 있는 형국이다. 주된 원인은 주력 시장이었던 유럽에서 소비자들의 중저가 EV 선호도 상승으로, 저렴한 중국産 배터리 채택이 증가하며 ’24년 2분기 이후 중국에 점유율을 내주게 되면서 부터이다. 그 사이 유럽 내 중국 점유율은 47.6%에서 60.7%로 대폭 증가했고 가격 경쟁은 더욱 치열해졌다.
하지만, 악재만 있는 것은 아니다. 미국 시장에서는 K-배터리가 49%의 높은 점유율을 유지하고 있고, 중국 배터리 점유율은 18%에서 11%로 하락하는 등 투자 선점효과를 톡톡히 누리고 있다. 트럼프 정부 출범 초기 IRA 보조금 폐지 등의 우려로, 미국에 선제 투자했던 우리 기업에 악재가 아니냐는 목소리도 있었으나, 민·관이 협력하여 업계 의견을 전달한 결과 예산조정법안(OBBBA)에 배터리 첨단제조생산세액공제(AMPC)가 IRA 원안 그대로 유지되며 업계의 불확실성이 해소되고 안정적인 미국 內 생산 환경을 기대할 수 있게 되었다.
글로벌 배터리 패권경쟁
중국의 위협 : 천문학적 정부지원, 원가경쟁력, 공급망 장악
이미, 글로벌 배터리 패권경쟁은 한중 양강 체제로 개편되었고 미국·유럽 시장뿐 아니라 동남아 시장에서도 선점 경쟁이 치열하게 벌어지고 있는 등 중국의 공세가 매섭다. 중국은 국수국조의 정책 기조를 바탕으로 배터리산업 육성을 위한 강력한 정책을 추진중이다.
가장 위협적인 것은 천문학적인 정부의 지원이다. 중국은 ‘중국제조 2025’를 필두로 전기차 및 배터리를 10대 핵심전략 산업으로 지정하여 육성하였으며, ’23년까지 약 320조원에 달하는 금액을 지원한 것으로 추정된다. 보조금 외에도 중앙·지방 정부가 토지지원, 금융대출 등 기업육성을 위해 적극 지원하였을 뿐만 아니라, 세계 최대의 내수 시장을 바탕으로 화이트리스트 제도를 운영하여 폭발적인 성장기반을 마련했다. 그 결과 CATL, BYD 등 세계 1위 기업을 육성해내며, 이제는 글로벌 시장에서 한국을 위협하고 있다.
향후과제
가격경쟁력 및 투자여력 확보 지원
가장 시급한 당면 과제는 이미 출혈경쟁에 돌입한 중국 배터리 및 소재 대비 가격경쟁력 확보와 R&D, 시설투자, 인재확보 등 미래를 대비할 수 있는 투자여력의 확보다. 한국은 중국 대비 비싼 전력요금과 자원부족 등으로 기업의 생산환경이 구조적으로 열위에 놓여있고, 전기차·ESS 등 수요를 견인할 보조금 정책도 부족하여 매우 힘든 시기를 보내고 있다. 한국 배터리 기업이 글로벌 시장에서 동등한 조건으로 경쟁하기 위해서는 파격적인 정책지원과 R&D 투자가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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